순백의 악마(priest)

5장 아름다운 신세계(4)

ㄷ님 2024. 4. 24. 14:51

"죄송합니다, 제 쪽에서는 메모리의 하드디스크를 치우고 유언 비밀번호를 전달하기만 합니다.

복수와 빚 독촉은 영업이 아닙니다."

 

 

"크로우가 우리쪽으로 오려나? 그래, 이리 와, 내가 머리를 빗겨줄게!

"놀리지 마. 이제 막 나았는데……크로우가 이 새장에서 자라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생김새가 얼마나 좋고 착해 엘스 선생님이 사온 종공은 모두 그보다 못해."

"기어오르지마. 검은 머리카락과 검은 눈의 외관이 얼마인지 알아?"

 

크로우는 처녀들이 만지작거리는대로 내버려두었는데 갑자기"어쩐지 그를 팔아버리는것이 이상하지 않구나."라고 깨달았다.

쥐머리 사람들은 가축을 사육하는 것이 매우 과학적이어서, 근친 번식을 피하고 스스로 생산한 종자를 판매하며, 다시 밖에서 신선한 품종을 사온다는 것을 안다.

 

'그종공'진짜 죽는 거야?

"아마도, 엘스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을 거야.정말 좋아, 우리는 새로운 종공이 생길 거야, 나는 그 녀석을 보고 싶지 않아, 

껍질이 헐거워 땅에 끌릴 정도로 구리고, 냄새도 나-크로우도 빨리 그 놈에서 멀리 떨어져 너도 그 녀석의 냄새가 밸거야!

 

크로우는 곁눈질로 자기의 엉망진창머리를 흘겨보았다. 내가 이만 해도 향기로운가?

 

"그 녀석 씨는 안좋아."우거지상을 한 여자가 배를 만지며 말했다."나 이 십중팔구는 또 비추야."

"원래는 남겨서'씨'로 하는 것이 별로 없어요. 우리 애들은 90% 가 비추예요."그때 갈색 긴 머리의 소녀가 끼어들었다.

 

크로우는 백작과 칠십퍼센트가 같은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녀가 누구의 딸인지  알았다.
동시에 머릿속에 진주라는 그녀의 이름이 떠올랐다.


진주의 얼굴은 아직 젖살에 싸여 있는데, 기껏해야 14, 5살인데, 배는 오히려 높게 부풀어 올랐다.그녀는 조금도 이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또 자랑스럽게 수유하지 않은 아기를 안고 말했다

"유모는 정말 대단해요.우리처럼 이렇게 많은 열매를  낳았는데, 이미 두 마리의 종모와 한 마리의 종공을 낳았어요.

우리 샤오바(小八)도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가진 외모이니, 앞으로도 분명히 1층에 남을거예요. 크로우가 가면'크로우(까마귀)'라는 이름을 그녀에게 물려줄 수 있고, 길하고 얼마나 듣기 좋아요!"

 

크로우:......
그는 한동안 이 아이가 한 말이 바른 말인지 반말인지 몰라서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바보같이 웃다가 뒤통수를 유모에게 한 대 얻어맞자 생물학적 어머니가 명령했다.

"멍청하게 서 있지 말고 이리 와."


처녀들이 부러워하는 가운데 크로우는 백작에게 이끌려 갔다.

 

원래이 열매고리의 건물은 매 층마다 새끼들이 다른 층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층마다 층계를 잠가놓았는데 이는 새끼들이 너무 많고 생김새도 쥐를 놓고 말하면 그리 분간하기 어려우며 층층마다 수를 세기가 너무 번거롭기때문이다.

 

백작만이 '유모'으로서 열매고리 내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그녀가 계단으로 들어가자, 문 자물쇠에서 한 줄기 빛이 나왔다.백작의 목에 있는 그 보이지 않는 반점이 또 한 번 빛났고, 검증이 통과되어 자물쇠가 튕겨 나갔다.

크로우가 자신의 목을 만졌는데, 보아하니 방금 선생님이 그에게 '복붙'한 것은 백작의 '우리 안 자유여행 권한'이었던 것 같다.

 

"묘하구나."그가 흐뭇하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부유모'가 됐어."

 

모든 가축의"열매"는 목에 칩을 심어야 한다. 아주 작다. 설사 그의 이런 귀신처럼 말랐다 하더라도 한참을 빚고서야 약간의 이물감을 찾았다.

가축 칩의 핵심기능은 틀림없이 위치확정이다. 감시할수 있는가 없는가, 어느 정도까지 감시할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는 이곳의 과학기술수준을 잘 모른다.어쨌든 적어도 그가 입원했을 때 통조림병과의 밀담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칩 이식 위치가 미묘해, 전기 충격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심지어 폭발 기능까지.
결국 쥐머리의 체형으로는 성인 인간이 싸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협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백작은"모든 것을 책임지는 유모"로서 지위가 초연하여 전반 열매고리에서 유일하게 문과 창문이 있는 집을 갖고있다.

작은 방은 1, 2 층 사이에 있었고, 계단안으로 내민 자그마한 다락방이었는데, 7, 8 평은 족히 되고, 그 옆에는 음식물 창고가 있었다. 가히 절판호화단칸방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처녀들의 부러움을 살 만했다. 

 

백작은 그를 방에 밀어넣고"꼼짝 말고 앉아있어"라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식사 시간이 되었다.

 

그는 뜰안의 물을 치우고 밥을 층층이 놓기 시작했다. 열매고리 뜰 한구석에는 천막이 있었고 천막안에는 여러개의 큰 통이 있었는데 그속에는 과일과 곡물이 가득차있었으며 통밑에는 이음매가 들어있어 틀면 밖으로 식량이 나갈수 있었다.

 

사람...열매들은 그릇을 들고 백작의 조직 아래 질서 있게 줄을 서서 밥을 받았다.한 층 받기를 마치면, 백작은 그들을 쫓아내어 자물쇠를 채운 다음, 다음 층에 열매를 내놓았다.


현명한 쥐머리 주인은 근친 번식을 피하는 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분류하여 기르기도 한다.임산부, 수유기 여성, 비추 새끼의 밥은 모두 다른 통에서 나온다.

 

식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 뜰의 몇몇 활발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녀들이 쥐머리의 방목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위층의 아이들도 함께 헤헤헤 따라갔다. 비록 음정은 없지만 맑은 동음과 사악하지 않은 웃음소리는 이미 충분히 귀를 즐겁게 하여 닭장은 온통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크로우는 무심코 발로 박자를 맞추며 생각했다.

첫 번째 의문점, 위대한 선생님께서 그토록 아까워하신데, 왜 굳이 백작을이"유모"로 만들었을까.

백작은 이 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적어도 겉으로는 그녀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뜰에 몇 명 있었다.그들은 모두 말하고 웃을 수 있었으며, 사지가 건강하여 백작이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쥐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는 또 백작의 작은 집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침실은 일기장보다 입이 더 커서 주인의 모든 것이 새어 나올 정도다.
그는 산만한 눈빛으로 주위를 돌아보면서 주인의 성격이 강하고 약간 강박적인 성격, 오른손잡이, 약간의 근시나 난시, 장기적인 불면증, 왼쪽다리에 통증이 있고 추위를 타는 증상, 그리고 …어라?
크로우의 눈빛은 음식 창고에 끌렸다.


그는 참지 못하고 걸어가서 확인했다.

 

음식 창고의 물건들은 아래층의 사료 공급기처럼 사람에 따라 다른 선반에 놓여 있다.각 세트 모두 백작에 의해 가지런하게 수납되었으며, 포장 자루의 색깔과 치수에 따라 배열되어 보기에 좋았다.유독 비추들만 뒤죽박죽이었다.

아마 한동안에 선생님은 많은 브랜드를 시도했기때문일것이다. 브랜드마다 포장스타일이다 다르다. 백작은 색상이나 포장봉지의 사이즈에 따라 진열하지 않고 부동한 입맛에 따라 쌓아두었다.시각적으로 무질서하게 보이는것은 그것들이 품질보증기한에 따라 엄격히 줄을 섰기때문이다.

 

백작은 글자를 안다.

 

크로우는 창고안에 습기를 빨아들이고 방습하기 위해 붙여놓은 오래된 신문지를 뒤적였다. 그러면 그 신문지의 앞면은 모두 같은 면이였는데 대부분 우연한것이 아니다.

 

그는 매우 호기심이 생겼지만 자세히 보기도 전에 계단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좋지 않아, 유모가 만약 그를 훔쳐 먹었다고 의심하면, 아마 그를 아래층으로 내쫓아 바닥에 잠자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크로우는 재빨리 까치발을 하고 긴 다리를 내디디며 백작의 집으로 달려가 단정하게 앉았다.


아마도 뜰에 어느 모이통이 비었는지 백작은 위층으로 올라가 황급히 열매주머니를 메고 또 갔는데 정신지체 아들의 앉은 자세를 검사하지 않았다.


크로우의 흐리멍덩한 눈빛이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 반짝이며 문틀에 떨어졌다.


계단에 등이 있으나 실내에는 없다.갑자기 밝았다가 어두워지면 사람들의 눈은 적응하지 못할뿐만아니라 작은 오두막집에는 문지방이 있어 들어오는 사람은 흔히 문설주에 손을 대군 한다.
그러나 백작이 방금 지나간 곳은 약간의 문짝 자국만 있었고, 문설주의 반대편, 즉 10 센티미터 아래쪽에 더 뚜렷한 문짝 자국이 있었으며, 나무에 풀을 먹인 상태였다.

 

백작의 키로는 그렇게 작은 곳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즉, 그녀의 이'유모'는 상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크로우는 그 낡은 문짝 자국을 보고, 전임 유모의 형상을 상상했다: 중장년 여성, 키가 1미터 6센티미터를 넘지 않고, 몸매가 굵고, 왼손잡이....
대략적인 윤곽이 떠오르자마자 크로우의 왼쪽 눈은 어두워지고 죽음의 영역으로 시선을 옮겼다.


응?전임 유모가 돌아가시고 이 방에서 죽었다고?
이러면 편리하지 뭐.


"어디 보자......"
크로우는 그의 쓸모없는 머리를 흔쾌히 비우고 모두 부정행위를 하는 눈에 맡겼다.잠시 직감을 따라 그는 바닥에 엎드려 침대 밑에서 금색 단발머리를 건져냈다.
사망자가 남긴 머리카락은 곧 주인이 임종할 때의 모습을 재현했다. 그녀의 나이는 크로우가 예상했던 것과 비슷했지만, 얼굴은 혈색이 돌고 혈기가 충만하여 죽을 것 같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의 병든 모습보다 훨씬 더 오래 살 것 같았다.

 

"응?" 크로우는 좀 의외였다. "병으로 죽은거 아니야?"


죽음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죽은 사람은 질문이 있으면 반드시 대답한다.
그가 질문을 던지자 그 순간 죽음의 장면이 재현되었다.


전임 유모가 보였다. 일단 그녀를"금발"이라고 불렀다.
눈덩이가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것을 보니 전임 유모의 위세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발이 젊은 처녀 몇 명을 지휘하여 한 사람을 들어올렸다.
처녀들이 사람을 땅에 내려놓자 허영 속의 초라한 들것이 크로우의 발목을 뚫고 지나갔다.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고개를 숙였다.
익숙한 얼굴, 들것에 실린 사람은——백작이다.
허영 속에서 백작의 모습은 좀 무섭다. 그녀는 배가 높게 버티고 있다. 숨을 들이쉬지도 않고 피가 그녀의 맨발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금발이 백작을 힐끗 보고 들것을 메고 있던 처녀들을 모두 쫓아냈다.

 

그녀가 돌아선 사이 들것에 실린 '반 혼수상태'의 백작이 문득 눈을 떴고, 짙은 갈색 눈은 차갑고 날카롭게 시공간을 거의 쪼개 크로우라는 이 먼 방관자까지 함께 찔렀다.

 

크로우가 자기도 모르게 뒤로 젖히자 금발이 물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오자 백작은 이내 가볍고 가쁜 숨을 되찾고 눈을 감고 죽은 척했다.금발이 쪼그리고 앉아 뺨을 두 대 때리며 뭐라고 중얼거렸고, 입술은 잘 분간하기 어렵지만, 십중팔구는 좋은 말이 아니었다.전임 유묘의 얼굴의 모든 주름은 백작에게"아이를 남겨 두고 빨리 쾌락을 얻자"고 기원했다.

그녀는 분만의 도구를 소독하고 나서 백작의 입을 막고 헝겊을 들어 산모의 사지를 고정시키려고 했다.동작이 우악스러워 아이를 낳는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돼지를 잡으려는 것 같다.

 

문턱 밑의 발길질 자국과 문지른 손톱 자국을 보면 금발의 눈빛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천 조각을 묶을 때 그녀는 얼굴을 백작의 가까운 곳에 붙였다.

바로 이때 이변이 갑자기 일어났다.

'숨가쁜' 임산부가 폭발하자 백작의 손가락은 금발의 눈시울을 정확하게 찔렀다!


사망자의 눈동자의 심한 통증이 직접 배달되자 크로우는 갑자기 방비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욕을 내뱉었다.

"고양이 새끼가! 헉 ——"

이 차가운 숨결은 폐에 들어가지 않았고, 목구멍은 팽팽했다. 백작은 그녀의 손목에 반쯤 감긴 헝겊을 거꾸로 꺼내 금발의 목을 졸랐다.

 

크로우는 이에 대해 평론하고 싶지 않고, 단지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꼈다: 진작 살인이라면, 그는 무례하게 보지 않는것을 보증했다!

성문에 불이 났는데, 그가 누구에게 죄를 지었을까?!


금발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고 굵은 팔꿈치가 백작의 배에 부딪쳤다.백작은 그녀보다 더 잔인했다. 추위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핏대가 불끈 솟아올랐으며, 두 손은 조금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삶과 죽음 사이에 전임 유모는 백작의 손등에서 살점을 파냈다.백작은 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부풀어오른 옆배로 상반신을 받친 뒤 금발 머리를 잡아당겨 침대 발을 들이받았다.


쿵!
크로우의 눈가가 그 울음소리에 따라 덩달아 뛰었다.


쿵!

쥐죽은 듯 고요한 밤, 위층이나 아래층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새장 안에 갇혀 있었다.이 생사를 건 전투는 오직 미래에서 온 관중 한 사람만이 할 수 있었다.

크로우의 왼쪽 눈의 육망성 모양의 동공이 확대되어 미친 듯이 돌아가며 거의 그의 홍채 속으로 파고들 지경이었다. 

 

마침내, 고통은 끝났고, 그는 죽은 사람의 시선을 마주했다. 


화면은 금발이 죽어가는 순간에 고정되어 질식과 빈사감이 약간 느려졌다. 크로우는 작은 집의 침대에 털썩 앉았다.

취약한 기관지는 거의 갑자기 밀려든 공기에 긁혔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시간을 끌고서야 그는 반쯤 죽은 사람이 내미는 손을 보았다. 살인사건 방송이 끝나고 장외교감코너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여사님."그가 쉰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정말 재수없는 일을 당하셨네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시공간을 사이에 두고 교제하자 죽은 사람의 두려움과 원망이 산더미처럼 쓰나미를 부르며  왔다. 그러나 크로우는 상징적으로 부채질만 하고 무기력하게 수제비를 들고 읽었다.

"예, 당신의 심정은 모두 이해합니다......."

 

낯선 노처녀의 목소리가 그의 왼쪽 귓가에 울렸다."나는......."
계약서의 그림자가 떠오르자 크로우는 가까스로 서비스 태도를 바로잡았다."네네, 말씀하세요."


사망자 측: "복수할 거야, 죽여! 나는 그녀가 가장 비참하게 죽기를 원한다. 나보다 1만배 더 비참하게 죽기를 원해!"

크로우:……

그는 힘을 써서야 자신의 위로 뒤집힌 흰자위를 누르고 영업적인 거짓 웃음을 짜냈다.

"죄송합니다, 제 쪽에서는 메모리의 하드디스크를 치우고 유언 비밀번호를 전달하기만 합니다.복수와 빚 독촉은 영업이 아닙니다."

 

그 말이 끝나자 성사되지 않은 계약이 순식간에 끊어지고 죽은 자의 마지막 흔적도 사라졌다.

크로우의 왼쪽 눈은 시야가 흐릿한 것에서 또렷한 것으로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바닥마다 있던 피, 시체도 모두 깨끗이 사라졌다.다만 눈동자와 목덜미의 환통만이 남아 원래 건강하지 못했던 그의 몸에 새로운 병을 더했다.

 

크로우는 목구멍을 누르고 헛구역질의 충동을 가라앉히며 생매장해야 할 자신의 호기심을 욕설했다:

"굳이 그걸 왜봐!"

이제 됐다. 아늑한 단칸방이 흉가로 바뀌었구나.


바로 그때 발자국 소리가 들렸고, 백작이 문을 열었다.


크로우가 고개를 들자, 문설주 위에 기대어 있는 그녀의 오른손이 보였고, 손등에는 손톱으로 파낸 흉터가 있었다.
그는 침을 삼키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로 외쳤다.

"엄마!"